유모차 이용후기를 올리는게 명예훼손이 되나요?
변호사님 저 무척 속상한 일이 있어요.
저는 7개월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재현맘입니다.
최근에 남편 월급의 반을 투자해서
정말 큰 맘 먹고 유모차를 샀어요.
인터넷에 보니 후기도 나쁘지 않고
어린 아이들도 탈 수 있다고 해서요.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유모차의 흔들림이 심하고
너무 무거워서
여자 혼자서는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외출할 수 없는 상태인 거에요.
돈 받고 후기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지만
제가 그런 후기들에 속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입한 엄마들카페에
제가 산 유모차의 단점에 대해
아주 솔.직.한. 후기를 썼죠.
그런데 오늘 유모차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는
후기를 삭제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거에요.
변호사님, 이런 경우에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거에요?
후기를 남기는 건 소비자의 권리 아닌가요?
재현맘님 많이 속상하셨군요.
우선 마음을 조금 가라앉히고
같이 이야기를 해볼게요.
유모차의 후기는 어떤 내용으로 남기신 건가요?
솔직하게 썼어요.
위에 말씀드린 내용들….
무겁고 흔들림이 심하고….
근데 제가 다혈질이라 감정적인 내용들도
조금 섞여 있긴 해요.
돈 받고 후기를 쓴 사람들에 대한
불만도 있구요.
소비자가 인터넷 등을 이용해서
이용 후기를 공유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객관적인 사실이 아닌
허위 사실이 포함되거나,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포함되어 있으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답니다.
재현맘님이 쓰신 후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유모차 업체를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저는…
누구를 비방할 목적이라기 보다는
이 유모차를 사용할 때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이 있다는 것을
다른 엄마들한테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저처럼 많은 돈을 주고 샀는데
유모차가 마음에 안 들어서
속상해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고요.
네. 재현맘님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하면
“비방의 목적이 있었는지”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판단하는데,
수사기관과 법원은 재현맘님이 쓰신 후기를 보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면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죠.
최근 인터넷에
산후조리원 이용후기를 썼다가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으로
재판을 받은 사건이 있었어요.
한 산모가 A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면서 겪은
불편사항들을 적은 것인데,
‘온수 보일러가 고장 나 남편이
찬물로 씻고 출근했다.
창문에 틈이 있어 외풍이 심하다.
음식의 간이 짜다’ 등의 내용이었어요.
그 정도는 올려도 되는 거 아니에요?
아니 안 좋은 걸 안좋다고 이야기하는게
무슨 죄가 되는 거에요?
말도 하지 말고 살라는 건가 ㅎ
1, 2심 법원은
위와 같은 산후조리원 이용후기를
쓴 사람에 대해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아
유죄라고 판단했어요.
이용후기 중에
‘원장을 인격적으로 비난하는 표현’도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3심 대법원에서는
공익적인 목적이 있다고 보아서 결국
무죄판결을 받기는 했지만요.
아…그렇군요. 이제 슬슬 저도 걱정이 되네요.
제가 썼던 후기 중에는
좀 더 심한 말들도….음…..
지금이라도 지우는 것이 좋을까요?
후기를 몇 군데나 올리셨어요?
유모차 회사에 대한 비난의 표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면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유모차에 대한
객관적인 내용만 쓰시는 게 좋겠어요.
후기는 6군데 정도 올린 것 같은데….
얼른 지우고 다시 쓰든지 해야겠네요.
그래도 변호사님께 지금이라도
질문하기 잘 했네요.
처음에 유모차 회사에서 온 전화받고는
속으로 ‘그래 고소할거면 해봐라’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에요.
그리고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분쟁조정위원회가 있어요.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에 분쟁이 생겼을 때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혹시 유모차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http://www.kca.go.kr)에
문의해보세요.
재현맘님! 재현이 예쁘고 건강하게
잘 키우시구요.
혹시 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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