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헬프미 법률사무소입니다.

독일의 유명 신발 브랜드, 버켄슈탁(Birkenstock)! 다들 아시죠? 샌들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브랜드 중 하나인데요. 이 독특한 디자인, 과연 상표로 등록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최근 특허법원에서 나온 ‘버켄슈탁’ 슬리퍼 디자인 상표등록 판결(2023허13148)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비르켄슈톡 아이피 게엠베하(이하 ‘베컨슈탁’)는 넓은 끈, 버클 구멍, 코르크 질감의 안창, 요철 밑창 등으로 구성된 슬리퍼 디자인을 입체상표로 출원했습니다 (출원번호 제40-2019-0169723호). 다수가 버켄슈탁 슬리퍼라고 인식할 수 있는, ‘애리조나(Arizona)’라는 이름으로 2004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어 온 제품의 디자인이었죠. 그러나 특허청 심사관은 이 디자인이 신발의 일반적인 형상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것이라며, 상표등록을 거절했습니다. 즉, 소비자들이 이 디자인을 보고 버켄슈탁 제품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버켄슈탁은 이에 불복하여 특허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2021원1123호) 기각되었고, 다시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 버켄슈탁의 주장

버켄슈탁은 오랜 기간 해당 슬리퍼를 판매하고 광고해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 디자인을 보면 버켄슈탁 제품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했다는 주장입니다. 버켄슈탁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슬리퍼 판매량, 광고 자료,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등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3.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입체 표장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입니다. 상표법에서는 상품의 기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형상이나 상품 자체의 형상만으로 된 상표는 식별력이 없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버켄슈탁이 출원한 슬리퍼 디자인은 이러한 상표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상표법에서는 예외적으로, 원래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하여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라도, 특정인이 상당한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사용한 결과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에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버켄슈탁 슬리퍼 디자인이 ‘사용에 의한 식별력’ 을 획득하여 예외적으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즉, 소비자들이 해당 입체 디자인을 보고 버켄슈탁 제품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4. 법원의 판단은?

과연 버켄슈탁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요? 법원은 버켄슈탁이 제출한 판매량, 광고 자료,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등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해당 디자인을 보고 버켄슈탁 제품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구체적인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디자인의 일반성: 버켄슈탁 슬리퍼 디자인은 슬리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형상에 편안함과 안정성 등 기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변형을 가한 것에 불과하며, 이례적이거나 독특한 형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 낮은 시장 점유율: 버켄슈탁 슬리퍼가 국내에서 많이 판매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며, 오히려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의 샌들/슬리퍼 카테고리에서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광고 효과 미흡: 버켄슈탁이 제출한 광고 관련 증거는 패션 잡지 광고, 연예인 착용 사진, SNS 게시물 등이었는데, 이러한 광고 활동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버켄슈탁 슬리퍼 = 이 디자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습니다.
• 유사 디자인의 존재: 시장에는 이미 버켄슈탁 슬리퍼와 유사한 디자인의 슬리퍼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었고, “버켄스탁 스타일”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버켄슈탁 슬리퍼 디자인을 보고 버켄슈탁 제품이라고 특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 설문조사의 신뢰성 부족: 버켄슈탁이 제출한 소비자 인식 조사는 표본 수가 적고 (500명), 조사 대상이 제한적이며 (20~49세, 서울 및 4대 광역시 거주자), 조사 시점이 심결일과 차이가 있어 신뢰성이 부족합니다.

5. 시사점

이번 판결은 입체상표 등록을 위해서는 단순히 디자인이 독창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이 해당 디자인을 보고 특정 기업의 제품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 기능성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개발해야 합니다.
• 적극적인 마케팅: TV 광고, 유명 연예인 협찬, SNS 마케팅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랜드와 디자인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야 합니다.
• 시장 지배력 강화: 높은 시장 점유율은 해당 디자인이 특정 기업의 제품임을 인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객관적인 증거 확보: 소비자 인식 조사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해당 디자인이 특정 기업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6. 헬프미: 당신의 소중한 브랜드를 지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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