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중 회장은 종중의 종손으로 한다.”

종손에게만 종중 회장 자격을 부여하는 종중 규약은 유효할까요? 이에 대해 최근 대법원에서 2024. 12. 24. 선고된 판결이 있습니다(2024다274398). 이 판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주의: 헬프미는 종중 분쟁 관련 업무는 수행하지 않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 종중, 종손이란 무엇인가?

종중은 동일한 성(姓)과 본(本)을 가진 후손들이 공동선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집단을 의미합니다. 종중은 선조의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주관하며, 종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합니다. 법적으로는 자연발생적인 가족 집단으로 간주되며, 해당 선조의 후손이라면 종중 구성원이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종손은 종가(宗家)의 대(代)를 이을 맏아들이나 맏손자를 의미합니다.

2. 종중 규약의 역할

종중 규약은 종중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예방하고, 조직 운영의 기준을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표자 선출, 총회 개최, 종중 재산의 관리 및 분배 등 종중 운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여 종원의 권리와 의무를 조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약은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거나, 종중의 본질과 설립 목적에 반하는 내용을 포함해서는 안 됩니다.

3. 사건 개요

이 사건에서 피고는 A 종중이고 원고들은 A 종중의 구성원입니다. A 종중은 규약에 “종중 회장은 종중의 종손으로 한다”는 쟁점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2020년, 당시 회장이었던 B가 사임한 후 그의 아들 C가 쟁점 조항에 따라 회장직을 승계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쟁점 조항이 헌법과 법률에 반하며, 종원의 기본적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회장의 지위 부존재 확인을 청구하였습니다.

4. 2심(항소심)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쟁점 조항이 종중의 특성과 종손의 상징적 지위에 부합하며, 규약 개정이 불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쟁점 조항을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5.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뒤집고, 쟁점 조항이 무효임을 선언했습니다. 대법원은 종손에게만 회장 자격을 부여하는 규약이 헌법과 법률의 평등 원칙에 어긋나며, 종원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5.1. 근거

1. 시대적 변화와 종손 제도의 약화 전통적으로 종손은 종가를 대표하며 강력한 권위를 가졌지만, 현대 사회에서 이는 유의미한 역할로 유지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 개정에 따라 적서 차별, 호주제 등의 제도도 폐지되었으며, 대법원은 이미 종손의 지위를 우선하지 않는 판결을 내려왔습니다.

2. 평등 원칙과 차별 금지 쟁점 조항은 종원이 회장으로 출마할 기회를 박탈하며, 특히 여성 종원을 성별만으로 배제하는 차별적 요소를 포함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헌법적 가치와 평등 원칙에 반합니다.

3. 종중의 본질과 설립 목적 종중은 모든 종원이 동등한 지위를 가지며, 구성원 간의 합의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합니다. 종손만이 회장이 되는 쟁점 조항은 종중 본질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4.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 부족 회장을 종손으로 제한함으로써 다른 종원의 입후보 및 의결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또한, 종손이 없는 경우에 대한 대안도 없으므로, 이 규정은 종중 운영에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 법원의 후견적 개입 필요성 종중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종원이 가입을 강제당하는 특성상 법적 감독이 필요합니다. 특히 종중 운영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법원의 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6. 헬프미 법률사무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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