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치킨’ 음식 메뉴 상표권 분쟁의 전말 (BBQ vs bhc)
안녕하세요. 헬프미 법률사무소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이야기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거물, BBQ와 bhc가 ‘올리브치킨’이라는 메뉴명을 둘러싸고 벌인 치열한 법정 공방입니다.
1. ‘올리브치킨’ 전쟁의 서막
프랜차이즈 식당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제너시스BBQ(이하 ‘BBQ’)는 다음과 같은 표장을 서비스표, 상표로 등록한 권리자입니다.
BBQ는 2005년부터 ‘올리브치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TV 광고, 전단지 배포 등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올리브치킨’은 BBQ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올리브치킨’ 관련 제품의 매출액이 매년 2,0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경쟁사인 주식회사 bhc는 2019년 10월 ‘블랙올리브치킨’을 출시하고 다음과 같은 표장을 메뉴 또는 광고에 사용하였습니다.
이에 2020년, BBQ는 bhc를 상대로 BHC에 대하여 표장의 사용금지, 폐기 및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2. BBQ의 공격: ‘올리브치킨’은 BBQ를 연상시키는 우리 상표!
‘올리브치킨’이라는 명칭이 오랜 기간 사용 및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BBQ 치킨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식별력을 얻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상표법 제33조 제2항은 상표를 출원 전부터 사용한 결과, 수요자 간에 특정인의 상품에 관한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 보통명칭 등이더라도 상표등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라고 합니다.
- 따라서 BHC가 ‘블랙올리브치킨’이라는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BBQ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 BBQ는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증거로 ‘올리브치킨’이 자사 상품에 대한 식별력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올리브치킨’이라는 제품명을 특정 회사에서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72.1%가 “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올리브치킨’이라는 제품명을 보거나 듣는다면 그 상품의 BBQ의 제품이라고 생각되냐”는 질문에는 68.4%가 “BBQ의 제품으로 생각된다”고 답했습니다.
3. bhc의 방어: ‘올리브치킨’은 치킨 요리의 종류일 뿐!
bhc는 ‘올리브치킨’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올리브를 사용하여 만든 치킨 요리를 의미하는 일반적인 표현일 뿐, 특정 회사의 제품을 연상시키는 식별력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bhc는 다음과 같은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 ‘올리브’는 흔한 식재료: 올리브는 치킨 요리에 흔히 사용되는 재료일 뿐이며, ‘올리브치킨’은 올리브유나 올리브를 사용하여 조리한 치킨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 다른 업체들도 사용: 실제로 시중에 ‘올리브치킨’이라는 메뉴명을 사용하는 치킨 업체들이 여럿 존재합니다.
- 소비자 인식 조사: “올리브치킨이라고 하면 어떻게 인식되느냐”는 질문에 59%가 “올리브를 재료로 사용한 치킨이라는 생각이 든다”를 선택했습니다. 또 “올리브치킨이라는 단어는 어떤 회사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일반명사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특정 회사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표라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83.8%가 일반명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4.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 모두 bhc 승소!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0가합604651 판결)과 2심(2024. 4. 18. 선고 2023나10181 판결) 법원 모두 bhc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근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올리브치킨’의 식별력: 법원은 BBQ가 ‘올리브치킨’이라는 명칭을 오랫동안 사용하고 광고해왔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올리브치킨’이라는 단어가 BBQ 치킨만을 연상시킬 정도의 식별력을 갖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올리브치킨’은 올리브를 사용한 닭고기 요리를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입니다.
- 법원은 BBQ가 제출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올리브치킨’을 BBQ 제품명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질문들이 포함되어 있어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BBQ는 ‘올리브치킨’, ‘OLIVE CHICKEN’만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원고의 서비스표, 상표와 같이 상호 중 일부인 ‘BBQ’ 또는 ‘황금’과 결합하거나 이와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 시중에서 올리브를 사용한 치킨 요리가 ‘올리브치킨’ 또는 ‘올리브’와 ‘치킨’이 포함되어 있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다. 올리브치킨을 간장치킨, 양념치킨 등과 같이 치킨요리의 한 종류로 분류한 책이 존재합니다.
- 표장의 유사성: 법원은 표장의 유사성을 판단할 때 소비자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요부’)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BBQ 상표의 경우, 독특한 글씨체와 색상으로 표현된 ‘BBQ’ 브랜드 명칭이 요부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bhc 표장에는 ‘BBQ’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양측 표장은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BBQ는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각하명령을 받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5. ‘올리브치킨’ 전쟁의 의미
음식 메뉴 명칭을 상표, 서비스표로 등록하고 보호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올리브치킨’ 상표권 분쟁은 메뉴 이름도 오랜 기간 사용하여 소비자들에게 특정 회사의 상품 출처를 연상시킬 정도의 식별력을 취득하면 상표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올리브치킨’은 일반적인 식재료와 음식명을 결합한 것으로 식별력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 상표로 등록하려는 명칭은 소비자가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것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하는 식별력이 있어야 합니다. ‘올리브치킨’처럼 일반적인 식재료명과 음식명의 단순 결합은 식별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 메뉴 명칭이 상표로 등록된 경우, 그 명칭이 실제로 상품에 사용된 구체적인 증거 (예: 포장지, 광고물)를 지속적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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