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헬프미 법률사무소입니다.

인물 자체가 브랜드가 되는 시대입니다. 그렇다면 인물 사진을 상표로 출원할 수 있을까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당사자가 된 판례를 통해 이를 알아보겠습니다.

 

1. 사실관계

허경영 대표는 위와 같은 자신의 증명사진을 상표로 등록하고자 2021년 2월 3일 상표 출원을 했습니다. 상품류 제16류(문방구 등), 제35류(문방구 소매업 등)를 지정상품으로 하였습니다. 특허청 심사관은 이에 대해 2021년 6월 15일 식별력이 없다는 이유로 등록거절결정을 하였고, 허 대표는 특허심판원에 위 거절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제기하였는데, 특허심판원은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습니다. 이에 허 대표는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식별력이란?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는 아래와 같이 상표 등록의 요건으로 식별력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상표법 제33조(상표등록의 요건)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상표를 제외하고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에 해당하는 상표 외에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할 수 없는 상표

상표를 등록하려면 식별력이 필요합니다. 식별력은 상표가 소비자로 하여금 특정 상품/서비스를 다른 상품/서비스와 구별하게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즉 소비자가 상표를 통해 특정 상품의 출처나 품질을 혼동 없이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 당사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원고 허경영의 주장

원고는 주지․저명한 정치인이자 강연자, 방송인 및 유명인으로, 이 사건 출원상표는 대한민국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초상이므로 그 초상 자체만으로 본원적인 식별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이 사건 출원상표와 같은 머리스타일, 빨간 넥타이 등의 구성은 원고가 오랜 기간 일관되게 사용하여 원고만의 확립된 초상이므로 일반적인 증명사진과는 달리 매우 강한 식별력이 인정된다.

피고 특허청장의 주장

이 사건 출원상표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붉은색 넥타이를 맨 중년남자의 상반신 사진만으로 구성된 표장으로, 지정상품 중 적어도 문방구, 인터넷 종합쇼핑몰업, 화장품도․소매업, 편의점업, 사진인쇄물, 의류 도․소매업, 사무용품, 학용품, 달력, 인화된 사진, 서적, 출판물, 포스터, 홍보/광고업, 사진인쇄물 등과 관련하여 일반 수요자가 특정인의 인물사진으로 인식한다고 보기 어려워 자타 상품 사이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에 해당한다.

 

3. 특허법원의 판단

특허법원의 판단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물 사진이 상표가 될 수 있는지 여부
  • 인물사진이라 하여 곧바로 상표로 사용될 수 있는 표장 적격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 인간의 얼굴은 기본적으로 식별력이 약함
  • 상표법 제33조제1항 제7호는 상표가 특정 상품의 출처나 품질을 소비자가 혼동 없이 인식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나 인간의 얼굴은 기본적으로 유사하여 인물사진이 모든 지정상품에서 식별력을 가질 수는 없다. 특정 인물의 사진이 특징적인 경우나, 특정 인물이 주지·저명한 인물로 수요자에게 인식될 때 상표로서 식별력이 있을 수 있다.
• 특히 일반 증명사진은 식별력이 약함
  • 일반적인 인물 증명사진은 소비자에게 특별히 인식될 만한 외관적 특징이 없어 식별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특정 중년 남성의 상반신 사진은 다른 남성 사진과 차별화되지 않으므로 식별력이 인정되기 어렵다.
• 상표보다는 광고 모델이나, 디자인 요소로 인식될 가능성 커
  • 지정상품인 서적, 출판물, 포스터, 사진 등은 사진이 광고 모델이나 상품의 설명 목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 출처 표시로 기능하기 어렵다. 또한, 굿즈(goods) 형태의 상품에 인물사진을 인쇄하는 경우에도 사진은 출처가 아닌 디자인 요소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 소비자에 의해 출처로 인식되지 않음
  • 상표법에 따라, 특정 상표가 사용에 의해 소비자에게 출처로 인식되면 식별력이 인정될 수 있으나, 모든 지정상품에서 사용하지 않은 이상 상표등록은 어렵다.
• 최종 결론
  • 이 사건 상표는 지정상품 일부에 식별력이 없으며, 사용에 의한 식별력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상표등록이 거부된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도 특허법원도 비슷한 입장을 유지하며 원고 허 대표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 출원상표는 일반적인 인물 증명사진의 형상으로, 사진 자체만으로 특징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피사체가 원고임을 구분해 낼 수 없는 수요자들은 위 상표를 단순히 ‘검은색 양복을 입고 붉은 넥타이를 맨 중년 남성의 상반신만으로 구성된 사진’으로 인식, 관념할 것이다. 문방구, 학용품, 문방구 소매업은 성년자를 수요자에서 배제할 수는 없어도 미성년자들이 주요 수요자 층을 이룬다 할 것인데, 원고가 선거권자가 아닌 미성년 학생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5. 다른 인물 사진 사례

허 대표는 아래의 사진들과 같이 간판ㆍ포장ㆍ광고 등에 인물사진을 식별표지로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 존재하므로, 이 사건 출원상표 또한 식별력을 가진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출원상표의 식별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등록번호 또는 사진 속 인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문자와 결합되어 사용된 인물사진이어서 이 사건 출원상표와 같이 인물사진이 단독으로 사용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6. 시사점

우리나라 상표 심사 기준은 유명인의 얼굴 사진을 상표 등록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얼굴 사진은 그 자체로 식별력이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상표로 사용되려면 인물 사진이 자타 상품을 구별할 수 있는 충분한 식별력을 가져야 합니다. 단순한 증명사진보다는 특정 포즈, 복장, 스타일 등 고유한 요소가 포함되면 더 상품 등록 가능성이 높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물 사진이 사용될 상품과의 관련성이 높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유명 운동선수의 사진이 스포츠 용품에 사용될 경우 소비자들이 이를 출처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인물 사진이 오랜 시간 동안 특정 상품에 사용되어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식되었다면, 식별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즉,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획득한 경우에는 상표로서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7. 실력 있는 변리사와 함께 하세요!

확실하고 안전한 상표 등록을 원하신다면 실력 있는 변리사와 함께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헬프미 박효연 변호사/변리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형 로펌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사시 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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