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 기한을 넘겨버렸다면?
상속포기 신청 기간 도과 후
방법이 없을까요?
갑작스럽게 상속인이 되어 사망한 자의 재산을 정리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다면, 황망하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인의 재산을 정리하는 것도 상속인의 의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인이 남기고 간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경우는 상속인들이 채무를 떠안게 될 수 있어 상속포기 절차를 통해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 모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 있습니다.
서울 가정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건수가 전년 대비 30퍼센트 이상 증가한 바 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사망 시 채무를 남기고 가는 경우가 많아 상속인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상속포기 제도인데요. 만약 상속포기 신청의 기한을 넘겨버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상속포기 기한을 놓쳤다면?
특별한정승인 제도 활용해야!
먼저 실제 사례를 각색하여 특별한정승인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상속인은 나상속(가명)이라고 칭하며, 법정대리인은 김대리(가명)으로 칭하겠습니다.
미성년자인 나상속 씨는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망인의 재산을 상속받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망인은 재산보다는 빚이 많은 상태에서 사망했는데요.
나상속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상속포기 기한이 지난 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죠.
당황한 나상속씨는 법정대리인인 김대리씨와 함께 변호사를 선임하여 구제수단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규정된 특별한정승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했는데요. 법원은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에 대한 중대한 과실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특별한정승인이 가능하다고 보았죠.
특별한정승인 요건,
중대한 과실 없이 채무 초과사실 알지 못했어야!
먼저,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르면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없이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데요.
단순승인을 한 경우뿐만 아니라, 상속포기를 위해서는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포기의 의사를 신고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러한 시기를 놓친 경우를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시기를 놓쳐 3개월의 신고 기간 내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의 신고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죠.
또한, 상속재산을 처분함으로써 단순승인의 효력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도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정승인 주장의
입증책임
이러한 특별한정승인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에 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상속인이 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인데요.
나상속씨는 망인의 채무가 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직접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이때,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것’이 어떤 뜻인지에 대한 재판부의 해석이 있었는데요.
법원에서 중대한 과실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러한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알지 못한 것을 말한다고 판시하고 있죠.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의 여부는 상속인의 나이와 직업, 피상속인과의 관계와 친밀도, 동거 여부, 상속개시 후 생활의 양상, 생활의 근거지 등 각 상속인들의 개인적인 상황과 사정에 비추어서 상속재산에 대한 관리 의무를 현저히 결여했는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상속인이 미성년자,
무능력자일 경우
정리하면, 이렇게 중대한 과실이 없다는 사실을 상속인이 직접 입증해야만 특별한정승인이 인정되며, 이를 위해서는 신청인 각자의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피상속인의 채무가 초과한다는 사실을 모른 것에 대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 사례에서 미성년자였던 나상속씨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조차 쉽지 않았는데요.
나상속씨 처럼 상속인이 무능력자라면 법적인 제도를 잘 알기가 어려우므로 이러한 요소들을 증명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만약 상속인이 무능력자인 경우라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규정된 기간 내에 알지 못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상속인이 무능력자라면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
최근 이러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대법원 판례도 있었는데요. 대법원은 “대리행위는 본인이 행위를 한 것처럼 직접 본인에 대한 효력이 생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별한정승인 문제에서의 중대한 과실 여부를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법정대리인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채무 상속을 막지 못했다면 미성년자에 대한 상속이 유효하므로 추후 미성년자가 성인이 되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는데요.
상속인이 성년에 된 다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하여 기존의 법률관계를 번복시킬 수 있다면 이는 대리의 기본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해 마련된 제척기간 제도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죠.
상속포기 기한을 넘겼다고,
고민하지 마세요, 상속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특별한정승인 요건에 따라
제도 활용을 할 수 있어야!
미성년자였던 나상속씨는 법정대리인인 김대리씨가 상속 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특별한정승인 여부를 판단 받게 되었는데요.
김대리씨 또한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나상속씨의 특별한정승인을 인정해주었는데요. 이렇게 나상속씨는 과도한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이처럼 갑작스럽게 과도한 채무를 상속받게 되면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데요.
상속포기 기한을 놓친 경우 이용할 수 있는 특별한정승인은 그 요건이 까다롭고 증명해야 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헬프미 상속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야만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